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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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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분야 이슈리포트 - 플랫폼 알고리즘 자사우대, 공정위 실험연구의 주요 내용 및 법적 시사점

플랫폼 알고리즘 자사우대, 공정위 실험연구의 주요 내용 및 법적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구상모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정란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기성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양지예 변호사




1. 연구보고서의 개요

가. 연구 배경 및 목적

  알고리즘 기반 자사우대는 EU의 구글 쇼핑 사건, 국내 네이버 사건 등을 통해 이미 플랫폼 공정거래법 집행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져 왔으나, 알고리즘 자체의 기밀성·복잡성으로 인해 자사우대가 실제로 소비자 선택을 왜곡시켰는지를 인과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입증상의 한계를 사후적 정황 증거가 아니라 통제된 실험을 통해 직접 규명하고, 나아가 라벨 표시·정렬기준 공시와 같은 정보 제공형 시정조치가 실제로 선택 왜곡을 완화하는지까지 검증하겠다는 목적에서 수행되었습니다.


나. 실험 설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실제 전자상거래 인터페이스를 재현한 가상 쇼핑몰을 구축하고 소비자 3,07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통제 실험(RCT)을 실시하였으며, 참가자들은 자사우대 조작이 없는 1회차 쇼핑과, 중하위권 원본상품을 가격만 10% 인상한 복제품으로 만들어 상단에 배치하는 자사우대 조작이 적용된 2회차 쇼핑을 각각 수행하였습니다. 2회차에서는 라벨 표시 여부와 정렬기준 공시 여부를 조합한 2×2 처치집단에 무작위 배정하여 시정조치의 효과도 함께 측정하였고, 전 과정의 탐색·구매 행동은 행동 로그로 기록되었습니다.




2. 주요 연구 결과

① 순위 의존성

  소비자의 94.6%가 첫 페이지 안에서 구매를 완료하였고, 전체 구매의 51.7%가 상위 5개 상품에 집중되었습니다. 필터 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도 83.8%에 달해, 가격·품질과 무관하게 알고리즘상 노출 순위 자체가 소비자 선택을 크게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② 자사우대로 인한 선택 왜곡

  가격만 10% 비싼 자사우대 상품을 상단에 배치하자 해당 상품의 구매율은 1%에서 35%로 약 34%p 상승한 반면, 기존 상위권 경쟁상품의 구매율은 52%에서 20%로 약 32%p 하락하였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단순한 순위 조작만으로도 최종 구매 선택이 크게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③ 정보 제공형 시정조치의 한계

  자사우대 라벨 표시는 오히려 구매율을 4.5%p 추가로 높이는 역효과를 보였고, 정렬기준 공시는 실제 확인율이 10.7%에 그쳐 대다수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비싼 자사우대 상품을 구매하고도 이를 후생 손실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만족도와 랭킹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3. 법적 시사점

  이번 연구는 단순한 정책 참고자료를 넘어, 향후 플랫폼 자사우대 관련 사건 처리 실무에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증 방법론의 변화 — '블랙박스 항변'의 약화

  공정위는 알고리즘의 기밀성·불투명성으로 인해 행위와 시장 성과 간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RCT와 같은 실험 방법론이 이를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공식화하였습니다. 이는 향후 조사 과정에서 정렬·추천 알고리즘의 설계 근거, 내부 A/B 테스트 자료, 랭킹 변경 이력 등이 실질적인 조사·자료제출 대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알고리즘의 복잡성 자체를 항변 근거로 삼던 기존의 대응 방식은 점차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정조치 설계 기준의 상향

  라벨 표시의 역효과와 공시의 낮은 도달률이 실증됨에 따라, 공정위가 향후 동의의결이나 자율 시정방안 협상에서 표시형 조치에 그치지 않고 정렬 알고리즘 자체의 조정, 노출 기회의 구조적 균등화 등 보다 실질적인 개선을 요구할 근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업계에서 통용되어 온 '라벨+공시' 방식의 자율규제는 이제 최소 기준으로도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자 후생손실 판단 기준의 변화

  실무에서는 통상 소비자의 실제 인지나 만족도가 자사우대와 같은 관행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간접적 근거로 고려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소비자가 손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객관적인 가격·선택 왜곡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실증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소비자의 주관적 인식이나 사후적 만족도만으로 자사우대 관행의 정당성을 주장하기는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법 및 국제 규제 동향과의 연계

  이번 실험은 EU의 P2B 규정(Regulation (EU) 2019/1150 제5조 제3항, 알고리즘 정렬 기준에 광고·수수료 영향이 반영된 경우 고지 의무 부과)을 참고하여 설계되었습니다. 다만 연구 결과가 '공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른 만큼, 국내 플랫폼 관련 입법 논의 역시 투명성 고지 수준을 넘어 알고리즘 감사·자사우대 제한 등 보다 강한 규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연구 전개 방향

  공정위는 이번 연구를 자사우대의 인과적 효과를 규명한 최초의 실험 연구로 규정하면서, 향후에도 실험 연구, 계량경제 분석, 행동경제학적 접근 등 다양한 경제분석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이번 연구가 일회성 정책 참고자료에 그치지 않고, 향후 유사한 실증적 방법론이 실제 사건의 조사·심의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알고리즘 자사우대가 국내외에서 플랫폼 경쟁법 집행의 핵심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러한 실증 기반 법집행 기조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종합하면, 이번 연구는 플랫폼 자사우대에 대한 규제 접근 자체가 사후 제재에서 실증 기반의 선제적 규율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조사 실무의 입증 기준, 시정조치의 설계 기준, 나아가 입법 논의의 방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는 자사 알고리즘의 설계 근거와 운영 이력을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기존에 채택한 라벨 표시나 공시 방식이 형식적 고지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보다 실질적인 보완 방안을 마련해 두는 것이 향후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