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규제 리포트 - EU 집행위, '킬러 인수' 방지 및 '유럽 챔피언' 육성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 발표
EU 집행위, '킬러 인수' 방지 및 '유럽 챔피언' 육성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 발표
1. 주요 내용
2026. 4. 30.,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0여 년 만에 수평·수직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통합하고 대폭 수정한 새로운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Draft Guidelines)'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은 유럽 기업들의 체급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업들에 밀려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첫째, EC는 시장 지배력(Market Power)의 정의를 기존의 가격 인상 능력뿐만 아니라 품질, 선택권, 혁신, 개인정보 보호, 지속가능성 및 회복력(Resilience)을 저하시키는 능력까지 포함하도록 대폭 확장했습니다. 또한 시장 점유율 구간을 10% 미만(Low)부터 50% 이상(Very High)까지 5단계로 세분화하여 보다 정밀한 과점 분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둘째, 유망한 스타트업을 조기에 인수하여 잠재적 경쟁을 차단하는 이른바 '킬러 인수(Killer Acquisitions)'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규모, 특허 인용 횟수, 데이터 및 기술에 대한 특권적 접근권 등을 경쟁력 평가 지표로 도입했습니다. 다만, 경쟁 제한 우려가 없는 소규모 혁신 기업 인수를 보호하기 위한 '혁신 보호막(Innovation Shield)'이라는 안전조항을 신설하여 일정 요건 충족 시 신속한 승인을 지원합니다.
셋째,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반영하여 '에코시스템(Ecosystem)'과 '고착화(Entrenchment)' 개념을 명문화했습니다. 특정 기업이 핵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연결된 여러 시장에서 생태계를 형성할 경우, 인수를 통한 지배력 공고화가 시장 진입 장벽을 구조적으로 높이는지를 집중 점검합니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간접적 담합 가능성도 주요 심사 대상입니다. 규제 당국은 기업들이 자동화된 가격 책정 시스템을 위해 외부 서비스 제공자를 공유하거나, AI 기술이 경쟁사의 가격 및 전략에 대한 '시장 관찰성(Observability)'을 비약적으로 높여 실질적인 담합 효과를 유발하는 현상을 핵심적인 경쟁 저해 요소로 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 권한을 가진 거대 플랫폼이 인접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신규 경쟁자를 축출하는 '시장 쏠림(Tipping)'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넷째, 기업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율성(Efficiencies)'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공급망 보안 강화, 국방 준비태세 확충, 녹색 혁신(Green Innovation) 지원 등 공익적 가치와 역내 산업 경쟁력 제고(유럽 챔피언 육성)에 기여하는 결합은 '편익 이론(Theory of Benefit)'에 따라 보다 긍정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동 시장(Labour Market)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 요소로 명시했습니다. 합병으로 인해 고용주 간의 경쟁이 줄어들어 근로자의 임금이 하락하거나 근로 조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경우, 기존의 제품 시장 분석과는 별도로 노동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리포트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