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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규제 리포트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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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규제 리포트 - EU 집행위, '킬러 인수' 방지 및 '유럽 챔피언' 육성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 발표

EU 집행위, '킬러 인수' 방지 및 '유럽 챔피언' 육성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 발표



1. 주요 내용

2026. 4. 30.,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0여 년 만에 수평·수직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통합하고 대폭 수정한 새로운 '기업결합 심사 지침 개정안(Draft Guidelines)'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은 유럽 기업들의 체급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업들에 밀려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첫째, EC는 시장 지배력(Market Power)의 정의를 기존의 가격 인상 능력뿐만 아니라 품질, 선택권, 혁신, 개인정보 보호, 지속가능성 및 회복력(Resilience)을 저하시키는 능력까지 포함하도록 대폭 확장했습니다. 또한 시장 점유율 구간을 10% 미만(Low)부터 50% 이상(Very High)까지 5단계로 세분화하여 보다 정밀한 과점 분석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둘째, 유망한 스타트업을 조기에 인수하여 잠재적 경쟁을 차단하는 이른바 '킬러 인수(Killer Acquisitions)'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규모, 특허 인용 횟수, 데이터 및 기술에 대한 특권적 접근권 등을 경쟁력 평가 지표로 도입했습니다. 다만, 경쟁 제한 우려가 없는 소규모 혁신 기업 인수를 보호하기 위한 '혁신 보호막(Innovation Shield)'이라는 안전조항을 신설하여 일정 요건 충족 시 신속한 승인을 지원합니다.

셋째,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반영하여 '에코시스템(Ecosystem)'과 '고착화(Entrenchment)' 개념을 명문화했습니다. 특정 기업이 핵심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연결된 여러 시장에서 생태계를 형성할 경우, 인수를 통한 지배력 공고화가 시장 진입 장벽을 구조적으로 높이는지를 집중 점검합니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간접적 담합 가능성도 주요 심사 대상입니다. 규제 당국은 기업들이 자동화된 가격 책정 시스템을 위해 외부 서비스 제공자를 공유하거나, AI 기술이 경쟁사의 가격 및 전략에 대한 '시장 관찰성(Observability)'을 비약적으로 높여 실질적인 담합 효과를 유발하는 현상을 핵심적인 경쟁 저해 요소로 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 권한을 가진 거대 플랫폼이 인접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신규 경쟁자를 축출하는 '시장 쏠림(Tipping)'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넷째, 기업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율성(Efficiencies)'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공급망 보안 강화, 국방 준비태세 확충, 녹색 혁신(Green Innovation) 지원 등 공익적 가치와 역내 산업 경쟁력 제고(유럽 챔피언 육성)에 기여하는 결합은 '편익 이론(Theory of Benefit)'에 따라 보다 긍정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동 시장(Labour Market)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 요소로 명시했습니다. 합병으로 인해 고용주 간의 경쟁이 줄어들어 근로자의 임금이 하락하거나 근로 조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경우, 기존의 제품 시장 분석과는 별도로 노동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리포트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시사점 및 대응 방안

이번 EU의 지침 개정은 유럽 내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첫째, 유럽 내 현지 스타트업이나 기술 기업을 인수할 때 신설된 혁신 보호막(Innovation Shield) 요건을 사전에 정밀 점검하여 우리 기업의 시장 지위에 따른 맞춤형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우선 디지털시장법상 게이트키퍼가 아닌 기업은 시장 내 유효 경쟁사 수와 점유율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본 제도의 혜택을 받아 EC의 심사 장기화를 피하고 신속한 딜 종결(Closing)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반면 게이트키퍼로 지정된 기업은 해당 혜택에서 명시적으로 배제되어 더욱 엄격한 '고착화(Entrenchment)' 심사를 받게 되므로, 단순 점유율 논리를 넘어 인수가 유럽 역내 디지털 생태계의 회복력과 혁신에 기여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둘째, 기업결합 신고 시 단순한 재무적 시너지뿐만 아니라 'EU 역내 경제 회복력 및 공급망 보안 기여도'를 강조하는 논리를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의 우수한 제조 역량이나 기술력이 유럽의 특정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거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전략적 효율성'을 새롭게 인정받아 결합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디지털 및 AI 관련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들은 자사의 알고리즘이나 데이터 활용 방식이 '시장 관찰성'을 높여 담합을 유도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멀티사이드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네트워크 효과가 시장 쏠림(Tipping)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UI/UX 설계 및 운영 데이터로 반박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합니다.

넷째, 유럽 현지 공장이나 법인을 통합하는 대규모 M&A의 경우, 노동 시장에 대한 사전 영향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숙련된 인력 확보가 중요한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합병 후 숙련직 근로자의 이동성 제한이나 임금 하향 평준화 이슈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HR 부서와 협력하여 노무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긍정적인 고용 효과를 부각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EC는 효율성 주장을 딜 초기 단계부터 제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럽 M&A 기획 단계에서부터 법무 및 전략 부서가 협력하여 단순한 시장 점유율 방어 논리를 넘어, 지속가능성(ESG) 및 기술 전파 등 '역동적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정성적·정량적 증거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