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컴플라이언스(C&C) 분야 이슈리포트 -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도입과 기업 실무 대응 전략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도입과 기업 실무 대응 전략
법무법인 대륙아주 권재호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홍기영 변호사
1. 변호사-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관련 입법·사법 동향
가. ACP의 의미
변호사-의뢰인의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법률자문 등과 관련하여 교환된 의사 내용에 대하여, 수사기관 등 제3자에게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ACP는 미국(ACP), 영국(Legal Professional Privilege, LPP) 등 주요 선진국에서 확립된 제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변호사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되었고, 대법원 역시 이를 인정하는 판례들을 잇따라 선고하면서 ACP 제도 도입 및 적용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나. 2026. 1. 29. 변호사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ACP를 명문화한 변호사법 개정안이 2026. 1. 29.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 2027. 2. 20.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부칙 제1조), 법시행 전에 이루어진 의사교환 내용 또는 서류나 자료에 대하여도 적용됩니다(부칙 제2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의사교환 내용 (제26조의2 제1항)
변호사법 제26조의2 제1항은 ‘변호사와 의뢰인 또는 의뢰인이 되려는 자 사이에서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에 관한 조력을 제공하거나 받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비밀인 의사교환 내용’을 ACP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변호사와 의뢰인 간 상담 내용, 이메일, 통화 녹음 등 사건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의사교환 자체가 보호 대상에 포함됩니다.
2) 수사·소송 대응을 위하여 작성된 자료 (제26조의2 제2항)
같은 조 제2항에서는 ‘변호사와 의뢰인은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과 관련하여 소송, 수사 또는 조사를 위하여 작성한 서류나 자료(전자적 형태로 포함)’를 ACP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1항의 의사교환 내용을 기초로 작성된 자료를 의미하며, 변론 전략서, 대응 방향 검토보고서, 회의록, 증거 분석서, 내부 메모, 조사 대비 예상 질문지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 예외 (제26조의2 제3항)
한편, 의뢰인의 승낙이 있는 경우(제1호), 변호사가 의뢰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증거인멸 등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또는 의뢰인이 해당 의사교환 또는 자료를 위법행위에 사용하거나 사용하려는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제2호), 변호사와 의뢰인 간 분쟁에서 변호사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방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제3호),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제4호)에 ACP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 ACP를 인정한 최근 판례 동향
최근 대법원은 변호사법 시행 이전임에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초로 ACP를 인정하였습니다.
1) 수사기관이 약 12만 건의 이메일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별건 사건 대응을 위해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신문사항 등을 압수한 사안에서,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 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다만 피의자·피고인이 피압수자인 변호인에 대한 법률자문 서류 등의 압수를 승낙한 경우, 변호인이 피의자·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피의자·피고인의 범죄 기타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된다고 하면서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2. 20.자 2024모730 결정 참조).
2) 수사기관이 압수한 피고인-변호사 간 통화 녹음 파일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없으며, 이를 기초로 한 피고인의 자백 취지의 법정진술 등 2차적 증거들 또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도4422 판결 참조).
가. ACP 성립 요건과 실무상 주의 사항
향후 우리 법상 ACP 도입 및 해석에 있어서는, 제도의 연원이라 할 수 있는 영미법상의 요건과 실제 판례, 논의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어떠한 시점과 상황에서 ACP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사례 중심으로 정교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 방식, 기업 임직원 또는 사내 법무팀과의 소통 및 각 역할, 제3자 개입 여부 등 실무상 빈번히 문제되는 영역에 대하여는 다소 보수적인 기준 설정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사내변호사와 임직원 간의 의사교환에 관한 ACP 적용 여부는 향후 관련 실무 및 판례의 형성과 축적 과정에서 구체적인 기준이 정립될 것으로 보이며, 개별 사안에서는 구체적 상황에 따른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나. ACP 대상 관리 체계 사전 구축
ACP 도입에 따라 기업 및 의뢰인은 각종 규제기관의 조사·수사 대응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ACP를 적극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메일, 메신저, 회의 등을 통한 변호사-의뢰인 간 커뮤니케이션은 현대 기업 환경에서 ACP 적용 여부가 가장 빈번하게 문제되는 영역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ACP 해당 여부는 단순히 외형이나 표기 방식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므로, 실무상 사전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ACP의 제도적 연원이 영미법에 있고 우리 개정 변호사법도 그 기본 구조를 상당 부분 준거하여 설계된 만큼, 영미의 판례법리 등은 유용한 참고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문제되는 주요 내용들과 그에 따른 실무상 체크 포인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실질적 요건 : 변호사-의뢰인 간 커뮤니케이션의 목적과 맥락
변호사-의뢰인간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그 목적과 맥락에 따라 ACP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형식적 보조 요소 : ACP 라벨링, 수·발신·참조자 재정비
3) 사후 관리·통제 : 이메일 자동 분류 시스템, 프리빌리지 로그(privilege log) 정리 등
3. 결론 및 대응 권고 사항
ACP 도입으로 인한 판례 및 실무 축적 과정에서 ACP의 인정 범위와 판단 기준이 지속적으로 구체화될 것이나, 결국 ACP는 일정한 요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기업 실무에서는 오히려 ACP의 남용으로 평가되는 경우 권리 자체가 부정될 수 있으므로, 개별 커뮤니케이션의 ACP 요건을 충족 여부에 대하여는 사전에 신중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기업으로서는 법 시행 전에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법무법인의 조력을 받아 내부 커뮤니케이션 기준 및 관리 체계를 정립하고, ACP 적용 대상을 명확히 한정하여 전략적으로 선별·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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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안내
이 리포트는 ACP 관련 법령·판례 동향 및 기업 실무 대응 방안에 관한 일반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 의견이 아닙니다. ACP 적용 여부, 압수수색 대응, 내부 커뮤니케이션 관리 체계 수립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문의가 있으시면 아래로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담당
권재호 변호사(02-3016-5217, kwonjh@draju.com)
홍기영 변호사(02-3016-7413, kyhong@dra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