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분야 이슈리포트 - 금융정보분석원 2026년 자금세탁방지(AML) 주요 업무 수행계획 발표
금융정보분석원 2026년 자금세탁방지(AML) 주요 업무 수행계획 발표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성율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가영 변호사
1. 배경
금융정보분석원은 2026. 2. 5. 「2026년 자금세탁방지 주요 업무 수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금세탁방지 제도의 전면적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번 계획은 초국가범죄의 증가와 디지털 금융거래의 확산,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의 제도적 재설계를 핵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는 의심거래보고(STR) 체계의 확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도입, 세계 최초의 트래블룰 법제화 등 제도적 성과를 축적해 왔습니다. 그러나 자금세탁 수단이 디지털화·글로벌화되면서 범죄자금의 이동 속도와 은닉 방식이 고도화됨에 따라, 현행 제도만으로는 자금세탁방지시스템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2028. 3. FATF 제5차 상호평가를 앞두고 국제기준에 맞는 AML 제도 보완을 통해 글로벌 정합성 제고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금융정보분석원은 2026년 새로운 국내외 환경 및 제도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AML 제도에 대한 전면 개선을 추진하기 위하여 자금세탁방지 관련 주요 업무 수행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2. 주요 내용
가. 중대 민생범죄·초국가범죄 대응 역량 강화
(1) 범죄의심계좌 정지제도 도입
현행 체계에서는 보이스피싱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계좌 동결이 가능하였으나, 금융정보분석원은 마약, 불법도박, 테러자금조달행위 등 중대 민생침해범죄와 관련된 범죄의심계좌에 대하여 법원 결정 이전 단계에서 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수사기관이 요청하는 계좌로 범위를 한정하되, 향후 금융정보분석원의 자체 분석 역량 의심 계좌로 그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2)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에 국제 범죄조직 포함
현재 테러·핵확산 관련자로 한정되어 있는 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 지정 범위를 국제 범죄조직까지 확대하는 테러자금금지법 개정이 추진됩니다. 이는 최근 증가하는 초국가적 조직범죄에 대하여 직접적인 금융제재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의 제재 체계와의 정합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3) 심사·분석 기능 강화 및 국제공조 확대
금융정보분석원은 자금세탁 전략분석을 활성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분석 시스템과 가상자산 분석 도구를 도입하며, 교육을 강화하여 의심거래보고 정보에 대한 분석의 속도와 정밀도를 제고할 계획입니다. 또한 관련국의 초국가범죄 거점 당국과의 실무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제공조를 확대하고자 합니다.
나.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체계 보완
(1)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 강화 및 트래블룰 확대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트래블룰의 적용 범위를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고, 송신 거래소뿐 아니라 수신 거래소에도 정보 확보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위험성이 높은 개인지갑 및 해외거래소와의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강화된 STR 의무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2) 스테이블코인 관련 AML 제도 정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발행업자에게 특정금융정보법상 ‘금융회사등’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개인지갑·해외 사업자와의 스테이블코인 거래에 대하여 위험기반접근에 따른 대응조치 의무를 부과하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동결·소각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재하도록 의무화하여 스테이블코인의 자금세탁 활용시 동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3) 가상자산사업자 경영개선 유도 및 특금법령 위반시 엄정 제재
대다수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적자 지속 등으로 자금세탁방지 기초역량이 우려되는바, 영세 사업자에 대해서는 선제적 점검 및 경영개선을 유도하고,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업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제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다. 금융회사 등의 자금세탁방지 역량 제고
(1) 금융회사 AML 책무구조 정비
특정금융정보법상 보고책임자를 임원으로 규정하여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경영진 수준으로 격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업무지침 규정을 정비하여 금융회사등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산재된 규정을 통합 규율하고, 위반 시 제재규정을 명확화할 예정입니다.
(2) AML 제도이행평가 법제화 및 AML 검사·제재 체계 개선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되던 AML 제도이행평가를 의무화하고, 허위 자료 제출 등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검사·제재 체계 역시 고위험 기관에 검사가 집중될 수 있도록 하고, AML 검사를 표준화하며, 고위험 기관에 대해서는 엄중 제재를, 저위험 기관에 대해서는 동의명령제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라. 글로벌 정합성 개선
(1) 법인 실제소유자 정보 관리체계 구축
FATF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하여 법인의 실제소유자 정보에 대한 중앙화된 관리·활용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실제소유자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고, 향후 법인 본인, AML 의무자, 법집행기관 등이 이를 열람·교차검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는 유령·위장법인, 법인 대포통장 등을 통한 자금세탁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2) 특정비금융사업자에 대한 AML 의무 도입
FATF의 권고에 따라 변호사·회계사·세무사 등 특정비금융사업자가 금융거래 중개 등 특정 업무수행시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기 위하여, 관련 직역과 협의하여 특금법 개정안 등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3) 상호평가 대비 정부합동대응단 구성·운영
2028년 FATF 상호평가에 대비하여 범정부 합동 대응단을 구성하고, 법·제도개선 이행방안 등을 구체화하며, 상호평가 사전 모의평가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3. 시사점
금융정보분석원의 2026년 자금세탁방지 주요 업무 수행계획과 그에 따른 정책 변화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실무 운영 방식 자체의 변경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법원 결정 없이 금융정보분석원이 범죄의심계좌의 정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면 금융회사는 보다 신속하고 정밀한 거래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내부 통제 기준, 내부 승인 절차 및 고객 대응 프로세스 역시 재정비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트래블룰의 전면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규율 정비로 인해 시스템의 재구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액 거래까지 정보확보 의무가 확대되면 데이터 저장·전송·보안 체계의 용량과 정밀도가 모두 상향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자에게 금융회사 수준의 AML 의무가 부과될 경우, 기존의 기술 중심 조직체계에서 내부통제 인력 확보와 준법·리스크 조직의 확충이라는 구조변화를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금융회사의 경우, AML 관련 임원 책무 강화로 인하여 AML이 독립 부서의 준법 이슈에서 경영진 책임 영역으로 이동하면, 이사회 보고 체계와 내부통제 평가 기준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AML 제도이행평가의 법제화로 평가 대응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번 업무 수행계획은 AML 규제의 범위를 확대하고, 집행 강도와 책임 수준을 상향하며, 무엇보다 예방 중심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금융회사와 가상자산사업자는 규제 변화에 대응하여 내부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과 거버넌스를 포함한 AML 체계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