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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책컨설팅팀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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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olicy Navigator Spotlight - 2026. 2. 25.




미연방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판결
 
미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트럼프가  부과한 상호관세 등 정책에 대해 위헌 무효 판결을 하였다(철강, 알루미늄 관세와 다른 법에 근거한 관세는 판단대상이 아님). 이번 판결은 오랫동안 흐릿해졌던 미국의 권력분립 원칙에 밝은 조명을 내비춰 그 경계선을 명확하게 확인시켜준 사건이다. 이번 판결은 한마디로 “의회가 비상법을 만들면서 관세라는 단어는 일부러 빼 두었는데, 대통령이 그 빈틈을 이용해 관세 권한까지 가져가는 것은 안된다”는 선언이다. 

판결의 중요 이유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원의 결론(6–3 다수의견)은, 
  • IEEPA에 규정된 “수입을 규제(regulate importation)”하는 권한을 “세금을 부과(tax)”할 권한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면, 대통령은 “비상사태”만 선포하면 언제든, 얼마든, 얼마 동안이든, 어느 나라에든 관세를 임의로 부과할 수 있게 되고,
  • 또한 다른 관세법들에서 의회가 세세한 절차·상한을 정해 놓는 것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 미국 헌법이 세금·관세 권한을 의회에만 부여한 기본 원칙(Congress alone)을 침해한다.
재판부는 “1977년 제정된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 관세는 헌법이 허용한 범위를 명백히 넘었고, 의회 권한을 침해해서 위헌”이라고 선언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특히 “IEEPA에는 tariff·duty(관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더욱이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IEEPA가 관세 권한을 부여한다고 해석한 적이 없다” 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재판과정에서 ‘이 관세권한이 경제, 정치적으로 중요하며, 관세파급 효과가 엄청 커서 미국이 부유한 나라로 남느냐, 가난한 국가가 되느냐(Whether we are a rich nation or a poor one)가 달려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관세권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연방의회에게 있다고 확답하였다.


조세와 관세 기본 원칙

미국 헌법은 조세·관세 권한을 매우 분명하게 “의회(특히 하원)”에 둔다.

•    “모든 세입 법안은 하원에서 발의되어야 한다”는 조세조항과,
•    관세·무역 규정을 정하는 권한이 의회의 입법권 한복판에 박혀 있다.

이 규정은 영국 의회가 왕의 자의적인 과세에 맞서 싸우던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고,  “대표 없는 과세는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라는 미국 독립혁명 구호가 미국 헌법에까지 이어진 오랜 역사를 가진 원칙이다. 건국 초기에 미국에는 국내 산업이 별로 없었고, 주로 유럽으로부터 물품의 수입에 의존해왔으므로 연방정부의 주된 재원은 대부분 ‘관세’였다. 세금부과(과세)는 주로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였다. 제1차 연방의회가 최초로 행사한 과세권은 ‘관세법’이었다. 판결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경제시스템을 만든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을 인용해 “과세권은 연방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권한”이며, ‘관세권은 과세권한의 일부’임을 전제로, “과세권한은 ‘파괴할 권력(power to destroy)’이자 국가의 존재와 번영에 필수적인 권력”이라며,  이처럼 막강한 힘을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되기 때문에 연방의회의 전속권한으로 못박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는 의회의 통제없이 관세권을 행사했을뿐 아니라 중국·캐나다·멕시코 등을 상대로 한 관세율을 10%에서 단기간에 125~145%까지 자의적으로 폭등시키면서 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Major Questions Doctrine 중대한 쟁점’ 원칙(명확성의 원칙)

다수의견 중 로버츠 대법원장은 고서치, 배럿 대법관과 함께 쓴 의견 부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의존해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    경제·정치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치(예: 전 세계에 광범위 관세 부과)는,
•    모호한 법 문장 몇 줄로 행정부에 암묵적으로 위임할 수 없고,
•    ‘Major Questions Doctrine(중대한 쟁점 원칙: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반드시 의회의 명시적 권한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위 원칙에 따라 의회의 명시적 위임없는 상호관세 조치는 무효인 것이다. 대법원은 같은 원칙을 근거로 2023년 바이든 행정부의 학생대출 탕감·환경규제 일부에 대해 위헌 판결을 했고, 이번 트럼프 정부의 비상 관세정책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댔다. 어느 정권이든 “애매한 법 조항을 끌어와, 의회의 권한을 행사할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주정부의 연방정부 견제(연방주의의 한계)

미국 헌법이 조세, 관세권한을 연방의회에 둔 것은 단순히 의회가 미국인의 대표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은 United State of America라는 50개 주정부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연방국가라는 독특한 이유가 더해진다. 서로 다른 조건에 있는 50개 주의 이해관계를 연방의회를 통해 통합하여 미국이라는 국가의 정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헌법적인요청이 있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주정부가 원고로서 소송에 참여한 것은 바로 그런 헌법적 권한에 따른 것이다. 원고인 12개 주정부와 중소기업들은,

•    관세는 농업·제조업·소비자 물가, 항만 도시와 내륙주(州)의 세수·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관세 수익은 연방정부가 가져가면서도, 관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주의 기업·노동자가 받게 되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주 정부들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제기해 “통상·세금 정책이 연방 헌법의 한계를 넘었다”고 다투었고, 대법원이 주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연방주의(Federalism)의 견제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조세와 관세부과와 같은 중요한 국가정책은 연방정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50개 주를 대표하는 연방의회만이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입법부·행정부의 권력분립, 조세에 대한 의회의 권한, 그리고 연방·주의 분권 구조가 미국 헌법의 세 가지 축임을 재확인하면서, 의회가 수십 년 동안 정치적 편의를 이유로 행정부에게 비상·무역 권한을 넘겨주었고, 이를 이용해 행정부가 “국가안보”와 “미국 우선”이라는 이름으로 자의적으로 확장하고, 사용한 것이 미국 헌법 원칙에 위반되는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 판결 다수의견에는 트럼프가 1기때 임명한 3명의 대법관 중 고처치, 배럿 대법관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헌법의 원칙을 수호하는데에는 정치적 이념이나 당파성이 작동하지 않음을, 또 그래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