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분야 이슈리포트 - 위험성평가 제도 개편과 시사점
위험성평가 제도 개편과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동주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박서현 변호사
1. 들어가며
지난 1. 29.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은 작년 9월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여당이 제시한 산업재해 예방 및 현장 안전관리 강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입법화한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개정에서는 위험성 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의 규정을 정비하고, 근로자 참여와 결과 공유를 의무화하였으며, 과태료 조항을 신설하는 등 제도 전반의 이행력을 강화하였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로 평가됩니다. 이번 이슈리포트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위험성평가 제도의 개편 내용과 기업의 실무 대응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위험성평가 제도 개편 주요 내용 분석
가. 입법의 배경
종전 산업안전보건법에도 위험성평가 실시 의무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였으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평가 결과가 실제 개선조치와 연결되지 않거나, 현장 근로자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 문제도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에서는 위험성평가의 법적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고, 근로자 참여 및 결과 공유를 제도적으로 의무화함으로써 현장 이행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예방 중심 관리체계로 기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였습니다.
나. 주요 내용
개정법은 위험성평가의 개념을 종전의 “위험성의 크기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 평가”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그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실제로 이행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재정의하였습니다. 이는 위험성평가를 단순한 점검 또는 판단 절차가 아니라, 구체적인 개선조치의 실행까지 연결되는 관리 의무로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 결과와 후속 조치 사이의 단절을 제도적으로 보완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위험성 평가의 실시 여부뿐 아니라, 도출된 위험요인에 대해 어떤 개선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이행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근로자 참여 측면에서도 제도가 강화되었습니다. 근로자대표가 요구하는 경우 사업주는 위험성평가 과정에 근로자대표를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의무화되었으며, 이를 통해 현장 작업 내용과 실제 위험요인이 평가 과정에 반영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나아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위험성평가 관련 사항을 안전보건교육, 설명회, 사업장 게시,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는 주지의무도 신설되었습니다. 특히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등을 통해 반복적·상시적으로 공유하도록 하여, 평가 결과가 현장 작업 단계까지 전달되도록 한 점 역시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위험성 평가에 대한 제재 조항도 신설되었습니다. 위험성평가 자체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근로자대표 참여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위험성평가 관련 사항에 대한 주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5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위험성평가를 권고 수준이 아니라 실질적 의무로 관리하겠다는 입법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정된 위험성평가 관련 규정은 2026. 6. 1.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3. 시사점
이번 위험성평가 제도 개편은 평가의 정의 자체를 개선대책의 수립과 이행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근로자대표 참여 및 결과 공유 의무를 명문화하였다는 점에서 기업의 현장 안전관리 방식에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위험성평가를 실시했다는 형식적 기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로 어떤 위험요인을 도출하고 어떠한 개선조치를 마련하고 이행하였는지 여부가 분쟁 대응 과정에서 핵심 판단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같은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문서 중심의 점검을 넘어, 실제 작업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잠재적 유해·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위험 수준을 정량적·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장 리스크 진단은 각 사업장의 공정, 설비, 작업 방식 및 작업 환경의 특성을 기준으로 비정형적·잠재적 위험요인까지 포함하여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저감 대책과 이행 방안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개정된 위험성평가 제도의 취지와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대응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최근 고용노동부 및 경찰의 수사는 단순한 사고 발생 여부를 넘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책임을 특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재해 발생 시 수사기관은 먼저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상 구체적인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특정한 다음, 해당 위험요인이 사전에 위험성 평가를 통해 적정하게 파악 및 관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위반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의 유해·위험요인 관리 의무 불이행에 해당하는지까지 판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불이행, 안전조치 미비가 중대재해처벌법상 관리 체계 부실로 직결되는 이중적 인과관계를 구성하여 경영책임자의 형사 책임을 묻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위험성평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