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컴플라이언스(C&C) 분야 이슈리포트 -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4. 6. 선고 2020고단245 판결 등의 시사점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4. 6. 선고 2020고단245 판결 등의 시사점
- 객관적인 근무환경이 더 낫더라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고 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전보조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고, 동 조항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규정임 -
법무법인 대륙아주 백광현 변호사
1. 대상 판결의 사실관계 및 범죄사실의 요지
가. 범죄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고, 위 회사는 충북 음성군 B에 있는 C 병원 구내식당 등을 위탁 운영하며 상시근로자 약 30명을 사용하는 사업주입니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피고인은 2019. 7. 27. 위 회사의 근로자 D가 직장 상사인 E 등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내용증명을 통해 신고받았습니다. 그 구체적 신고 내용은 2019. 7. 24.경 E가 D에게 “벼락 맞아라 자식도”, “차에 갈려서 박살나라”, “눈 알들이 다 빠져라”라는 등의 폭언을 하였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빌미로 통화내역서 제출을 강요하였고,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회사 상사가 직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근로자 D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8. 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D로 하여금 2019. 9. 2.부터 음성군 F 소재 주식회사 G 구내식당으로 근무지를 변경하도록 전보명령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D와 아무런 협의없이 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결정이었고, 전보근무지에서 D의 주거지까지의 거리가 매우 멀어 첫 버스를 타더라도 출근 시간에 도착할 수 없어 사실상 대중교통으로 인한 출근이 불가능하였으며, D의 가족이 간병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출퇴근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강제로 기숙사 생활을 하여야 하는 등 D에게 불리한 처우였습니다.
나. 구체적 사실관계 및 구제신청 경과 등
가. 법원은 객관적인 근무환경이 더 낫더라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고 피해근로자등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전보조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은 D가 원래 근무하였던 C 병원 구내식당은 일일 식수인원 1,680명에 조리원 5명, 영양사가 C 병원 소속인 반면, G 구내식당은 일일 식수인원 240명에 조리원 4명, 영양사가 피고인 회사 소속이므로 노동 강도나 의사소통에서 더 낫고, 시설 역시 낙후된 C 병원 구내식당에 비하여 G 구내식당이 더 쾌적하며, G 구내식당은 원거리 거주 직원에게 기숙사로 아파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사건 전보조치는 D에게 불리한 처우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 제3항에서 사용자의 사전 임시조치 시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금지한 점, 제4항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 후 사용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는 경우’에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등으로 조치할 수 있는 점, 제5항에서 행위자(가해자)에 대한 징계 시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불리한 처우인지를 판단함에 있어 피해근로자의 주관적 의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설시하면서, G 구내식당의 객관적 근무환경이 피해자의 기존 근무지인 C 병원에 비하여 더 나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그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으며 피해근로자 측의 사정(원거리 출퇴근, 가족 부양)도 고려하지 않고 이 사건 전보조치를 한 것은,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불리한 처우를 금지함으로써 설혹 신고가 진실이 아닌 경우라도 신고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를 보호하는 규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의 전제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제6항에 대하여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불리한 처우를 금지함으로써 설혹 신고가 진실이 아닌 경우라도 신고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를 보호하는 규정’이라는 취지로 설시하였습니다2.
또한 법원은 “이 사건과 같이 부실한 사실확인 조사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 사후 조치가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인지 판단함에 있어 피해근로자의 주관적 의사를 마땅히 고려함이 타당하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해근로자의 주관적 의사가 완전히 배제되고 오히려 인력 부족이라는 피고인 회사의 사정이 고려되었다.”라고 설시하면서 이 사건 전보조치가 피해근로자 D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항소심 법원의 판단(청주지방법원 2021노438 판결) 및 확정(상고기각)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위와 같은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에 의한 일련의 절차는 사용자가 조사를 완료할 때 종료되고, 피고인의 사실 조사 및 외부인사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피해근로자 D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없다고 판단되었으며, 절차 종료로 위 근로자를 더 이상 피해근로자등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항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항소심에서 청주지방법원은 2022. 4. 13. 선고 2021노438 판결을 통해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은 사용자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해고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할 뿐, 그 적용 범위나 기간을 제한하거나 사용자의 사실확인 조사 여부에 따라 적용 여부를 달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인이 2019. 8. 20. K 센터가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하여 피해 내용을 청취한 점, 2019. 8. 27. 인사위원회에서 E에 대한 기존 인사경고를 유지한 점, 2019. 8. 28. 피해근로자 D를 G 구내식당으로 전보발령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조치 당시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에 의한 일련의 절차가 완료되었다고도 볼 수도 없다.”,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전보조치를 할 당시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에 의한 일련의 절차가 완료되었고, 그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해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곧바로 상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사용자의 사실확인 조사가 객관적임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발각되더라도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빈번한 직장 내 괴롭힘의 특성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해석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목적과는 합치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의 이 사건 전보조치에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전보조치가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에 의한 일련의 절차를 거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조사를 완료한 이후의 조치라고 하여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그 후 대법원이 이 사건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이 사건 전보조치가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2. 7. 12.자 2022도4925 결정).
4. 대상 판결의 시사점
법원은 이 사건에서 ① 객관적인 근무환경이 더 낫더라도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고 피해근로자등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전보조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고, ② 동 규정은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확인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제6항의 문언과 제도적 취지에 부합하는 판결로서, 이러한 사안에서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등에게 전보조치나 인사조치 등을 할 때 이러한 조치가 자칫 근로기준법이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근로자나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 인정되지 않도록 피해근로자등의 의사를 확인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