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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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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분야 이슈리포트 - 위험의 외주화 규제 정책 변화와 기업의 중대재해 대응

위험의 외주화 규제 정책 변화와 기업의 중대재해 대응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동주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오은기 변호사




1. 들어가며

  최근 2025. 8. 15. 광복절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으로 행정제재를 받은 정보통신공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입찰에 제약이 되는 행정처분을 선별적으로 해제하는 특별감면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에 정보통신공사업자 1,707명이 특별감면 조치를 받게 되었는데, 이는 단순한 행정처분 완화 이상의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특별감면 대상에서 '불법 하도급, 거짓 신고, 자격증 불법 대여 등 정보통신공사업의 신뢰와 공정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위반 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는 제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은 "불법 하도급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처벌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산업재해는 기본적으로 원청의 책임"이라는 정부의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집행 의지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본 이슈리포트는 이번 조치와 발언이 중처법이 적용되는 기업들에 미치는 법적 리스크와 대응 방안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2. 정부 정책 기조의 변화

가.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부의 "불법 하도급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강한 비판은, 정부가 중대재해 발생의 근본 원인을 하도급 구조의 문제에서 찾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법집행기관이 원청의 하청업체에 대한 중처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의 구축 및 이행실태를 더욱 엄격하게 살펴볼 것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건설 및 제조업 등 하도급 구조가 일반적인 산업군에서는 원청이 하청업체 등 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전관리체계를 철저히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에 귀결됩니다.


나. '산업재해는 원청의 책임'이라는 의미

  대통령의 "산업재해는 기본적으로 원청의 책임"이라는 지적은 단순히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형사 책임 범위를 넘어, 중처법상 원청소속 '경영책임자등'의 형사 책임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원청이 외형상 단순 ‘발주자’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공사 현장의 위험 요인에 대한 지배·관리 권한을 보유하고 행사하였다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 주체로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여부뿐만 아니라, 실제 하청업체 작업 현장의 위험을 원청이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했는지 여부가 중처법 위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급과 건설공사발주의 구별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사망한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와 관련하여 개정 산안법 제167조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하는지는, ① 도급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소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② 도급 사업주가 해당 건설공사에 대하여 행사한 실질적 영향력의 정도, ③ 도급 사업주의 해당 공사에 대한 전문성, ④ 시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함으로써 도급과 건설공사발주의 구별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3. 향후 기업의 법적 리스크 증가

  이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적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가. 하도급 업체 사고에 대한 원청의 형사 책임 확대
  • 검찰, 노동청, 경찰 등 수사기관은 하도급 업체의 중대재해 발생 시, 원청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여부를 더욱 철저하게 들여다볼 것입니다. 특히, 하도급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안전관리 비용 반영, 안전보건 역량 검토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 준수 여부가 주요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향후 정보통신공사업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불법 하도급의 경우 원청은 단순한 행정제재를 넘어, 경영책임자등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나. '경영책임자등'의 법적 위험 증가
  • 경영책임자등이 서류상으로 형식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현장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배정했는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질적으로 구축, 이행하였는지 여부가 수사의 쟁점이 될 것입니다.
  • 원청은 하도급 업체의 작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기적인 합동 안전점검, 하도급 근로자의 위험 인지 신고 채널 구축 등 적극적인 위험 관리 노력이 요구될 것입니다.



4. 시사점

  이번 정부의 정보통신공사업자 특별감면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행정제재 완화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불법 하도급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중대재해 발생 시 원청 및 경영책임자등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의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임을 시사합니다. 

  이에, 기업은 실질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여부를 신속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도급과 발주여부를 명확히 구별해야 하고 도급인 경우 하도급 업체 선정 기준을 강화하고 하도급 계약 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는 등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외형상 발주자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유해, 위험 요소를 포함한 공사 현장을 지배, 관리하고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파악하여 변화된 정책환경에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