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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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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분야 이슈리포트 - GRI 기후변화 및 에너지 공시기준 개정 주요 내용과 시사점

GRI 기후변화 및 에너지 공시기준 개정 주요 내용과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승도 외국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형진 변호사




1. 발표 배경

2025. 6. 26.,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이니셔티브(Global Reporting Initiative, GRI)는 기후변화(GRI 102) 및 에너지(GRI 103)에 대한 새로운 주제별 표준(Topic Standards)을 발표했습니다. 2027. 1. 1. 이후 시작되는 보고 기간부터 적용되는 이 새로운 표준들은 기존의 GRI 305(온실가스 배출) 및 GRI 302(에너지)를 대체합니다. 이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후공시 기준(IFRS S2) 제정, 유럽연합의 CSRD(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 및 ESRS(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도입, 미국 SEC의 기후공시 규제 추진 등 국제 공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조치로, 책임성(accountability) 강화와 보고 체계의 효율화를 목표로 합니다. 특히 GRI는 IFRS 산하 ISSB와 공조하여 공시기준 간 상호호환성(interoperability)을 높이고 이중보고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GRI 기후공시 기준과 ISSB의 IFRS S2 기준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단일한 기후 공시를 작성하더라도 여러 기준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과 맥을 같이합니다.



2. 주요 개정 내용

가. GRI 102: 기후변화 공시기준

GRI 102(Climate Change 2025)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기존 온실가스 배출 공시 중심의 GRI 305를 통합·확장한 것입니다. 주요 개정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후전환 계획 공시 강화: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전환 계획(Climate Transition Plan)을 공개해야 하며, 자사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파리협정의 1.5°C 경로 또는 과학기반 감축목표(SBTi)에 부합하도록 설정했는지 명시해야 합니다. 
     
  • 물리적 리스크 및 기후적응: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위험(예: 홍수,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이 기업 운영과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에 대한 적응 전략을 공시하도록 신설 요구하였습니다. 
     
  • 온실가스 배출량 세분화 보고: Scope 1, 2, 3 전 범위의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GHG 프로토콜에 따라 산정하고 상세 내역을 공시해야 합니다. 특히 Scope 3(밸류체인 간접배출)에 대해서도 재무적 영향과 무관하게 전체 범주의 배출량을 측정·공개하도록 요구하여, 공급망 전반의 탄소관리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 탄소 크레딧 및 제거량 공개: 기업이 탄소배출권(Offsets)이나 온실가스 제거(GHG Removal)를 활용하는 경우, 그 사용 유형, 출처, 회계처리 방법과 해당 수단이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바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합니다. 
     
  •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근로자, 지역사회, 원주민 등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공시 항목이 도입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GRI 102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과학 기반 목표와 정의로운 전환 지표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기후변화 공시 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기업은 이에 따라 배출량 데이터 관리부터 전략·재무계획 연계 및 사회적 영향 평가까지 기후변화와 관련된 폭넓은 정보를 체계화하여 공개해야 합니다.


나. GRI 103: 에너지 공시기준

GRI 103(Energy 2025)은 기업의 에너지 사용과 관리에 관한 공시 요구사항을 대폭 강화한 표준으로, 기존 GRI 302(에너지)를 전면 개정한 것입니다. 주요 개정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소비 및 사용 내역 세분화: 총 에너지 소비량을 보고하되, 이를 재생에너지 vs. 비재생에너지 사용량, 직접 소비 vs. 외부 사용 등으로 구분하여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 에너지 효율화 성과: 에너지 효율 관련 투자와 활동에 대한 결과 중심 보고가 도입되었습니다. 기업이 시행한 에너지 효율화 조치(설비 개선, 공정 혁신 등)의 목표 및 달성 결과를 정량적 지표와 함께 공개해야 하며, 구체적인 절감량이나 개선율 등 성과지표를 제시하도록 요구합니다. 
     
  • 밸류체인 상의 에너지 영향: 기업 공급망 및 제품 사용 단계 전체의 에너지 사용 및 환경·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공시가 신설되었습니다. 
     
  • 에너지 정책 및 거버넌스: 에너지 관련 경영진 공시 항목이 새롭게 도입되어, 기업이 보유한 에너지 관리 정책, 목표 설정 및 이행체계를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GRI 103은 기업 내부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에너지 관리를 강조하고, 재생에너지 전환과 효율 개선 노력을 정량적 성과로 입증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 적용 대상 및 시행 시기

새로운 GRI 102와 103 기준은 2027. 1. 1. 이후 시작되는 회계연도(보고기간)에 대해 적용되며, 그 이후 발행되는 모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해당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다만 GRI는 국제 자율공시 표준인 만큼 강제성은 없으며, 모든 조직(기업, 금융기관, 공공·비영리조직 등)이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GRI 표준에 따라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국내 대기업들도 대부분 GRI를 적용하고 있어, 2027년 시행 이전에도 조기 도입을 통해 신규 기준을 선도적으로 반영하는 기업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GRI는 조기적용을 권장(encourage)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공개 요구에 대한 내부 역량 점검과 시스템 구축에 시간을 요하는 만큼 미리 준비에 착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전략

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GRI의 새로운 기후변화·에너지 공시기준은 기업 경영 전반의 ESG 내재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GRI 102 공시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사회)가 기후위험을 어떻게 감독하고 있는지, 경영진에 어떤 책임과 역할이 배정되어 있는지 공시하도록 합니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미 내부에 ESG위원회나 탄소중립TF 등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위원회의 실질적 활동과 이사회 보고 내용까지 외부에 공개해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진 차원에서 ESG 이슈를 핵심 전략과제로 수용하고, 사업계획 수립 시 탄소감축 목표와 투자계획을 통합하며, 성과평가에 ESG 목표를 연계하는 등 전사적 체질 변화가 촉진될 것입니다.

또한 리스크 관리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기후변화는 전통적 재무위험 관리의 범주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위험이므로, 기업들은 시나리오 분석을 포함한 기후위험 평가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그 결과를 경영전략에 반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온 1.5℃ 상승 시나리오에서 자사 공급망에 어떤 영향이 발생하고 영업손익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분석하여 적응적(adaptive) 전략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후 리스크 관리 결과는 이제 GRI 공시를 통해 외부에 노출되므로, 기업으로서는 리스크 관리 수준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공시되는 정보가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아울러 내부 데이터 관리 인프라에 대한 영향도 막대합니다. GRI 102/103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상세한 ESG 데이터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산재된 ESG 데이터를 수집·검증·보고하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운 공시기준에서는 데이터의 정확성, 비교가능성, 일관성, 검증가능성 등의 질적 요건을 강조하고 있어 단순 수치 수집이 아니라 산출근거와 계산방법의 표준화 및 외부 검증 가능한 증빙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나. 전략적 대응방안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한국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적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조기 진단과 갭 분석: 현재 자사의 기후·에너지 정보공개 수준을 신규 GRI 기준에 비추어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분석해야 합니다. 공개해야 할 항목 중 현재 수집하지 않는 데이터나 준비되지 않은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채우기 위한 액션 플랜을 수립해야 합니다. 
     
  • 데이터 인프라 강화: 앞서 언급한 대로 GHG 프로토콜 준수를 전제로 모든 Scope의 배출량을 산정해야 하므로, 국제 표준화된 계산 툴 도입과 담당 인력 양성이 필요합니다. 
     
  • 내부 역량 및 조직 정비: ESG 공시는 더 이상 전담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므로 사내 ESG 협의체를 구성하여 부문 간 정보를 공유하고 공시 내용을 조율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 목표 재설정 및 전략 통합: 공시 요구에 부합하도록 기후변화 대응목표와 정책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2030, 2050 등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과학 기반으로 설정되어 있는지, 에너지 전환 전략은 명확히 수립되어 있는지, 정의로운 전환 계획이 갖춰져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목표 수치를 상향하거나 추가 이행계획을 수립할 필요도 있습니다. 
     
  • 법률 자문 및 규제 대응: 마지막으로, 기업은 변화하는 국내외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외부 전문자문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도 ESG 공시 의무화 입법이 추진될 수 있으므로,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규제 대응계획을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ESG 공시는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규제 준수(compliance)와 기업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인식해야 하며, 이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