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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규제 리포트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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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규제 리포트 - 미국 법무부, FCPA 집행 기조 변화 – 전략적 기준 재정립과 기업 리스크 확산

미국 법무부, FCPA 집행 기조 변화 – 전략적 기준 재정립과 기업 리스크 확산
미국 법무부, 해외부패방지법(FCPA) 집행 일시 중단 후 제한적 재개 – 선택적 집행 체계로의 구조적 이동



1. 주요 내용

미국 법무부는 2025. 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제14209호(Executive Order No. 14209)에 따라 「해외부패방지법(FCPA)」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025. 2. 21.자 이슈리포트 「해외규제 리포트 - 美 트럼프 대통령, 해외부패방지법(FCPA) 집행 일시 중단 지시 행정명령 서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명령은 기존 집행 지침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180일의 유예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이로 인해 다수의 진행 중인 조사 및 기소가 일시 정지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후 6. 9., 부검찰총장 토드 블랜치(Todd Blanche)는 개정된 FCPA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제한적 범위에서의 집행 재개를 공식화하였습니다. 블랜치는 본 조치가 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 보호와 핵심 안보 산업의 수호를 위한 것이며, FCPA 집행의 초점이 특정 유형의 중대한 부패 범죄로 조정되었음을 밝혔습니다.

신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첫째, 마약 카르텔 및 국제 조직범죄단체(TCO)와 연계된 부패 사례를 최우선 수사 대상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는 법무부의 범죄 대응 전략이 구조적·조직적 범죄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미국 기업의 국제시장 접근권과 경쟁력에 중대한 피해를 초래한 부패 행위 역시 수사 우선순위에 포함됩니다. 이는 단순한 자국 기업 보호를 넘어서, 공정한 글로벌 경쟁 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대한 적극적 개입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주요 인프라(에너지, 방위, 전략 시설 등)에 영향을 미친 부패 사건도 중점 조사 대상으로 규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상당한 금액’의 뇌물, 복잡한 은닉 구조, 사법 방해 등이 수반된 중대 부패 범죄가 중점 타깃이 됩니다. DOJ는 단편적인 사건보다는 구조적·시스템적 부패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신규 FCPA 조사는 형사부 차관급 이상 고위 인사의 사전 승인을 거쳐야 하며, 이는 향후 FCPA 수사 개시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DOJ는 자발적 신고, 철저한 협조, 효과적인 시정 조치를 이행한 기업에 대하여 기소 면제(declination)를 포함한 명확하고 구조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정책 기조도 제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사후 대응보다는 사전적·선제적 내부 보고 체계를 갖춘 기업의 법적 리스크가 크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자발적 협조를 회피하거나 위반 사실을 은폐한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강력한 기소 조치”가 이루어질 것임을 경고하며, DOJ의 집행 의지가 더욱 강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monitorship)에 대한 재검토도 이번 지침의 중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DOJ는 효율성과 실효성이 검증된 일부 모니터 제도만 유지하고, 과도한 규제적 부담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이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기업의 합리적 부담 완화와 법 집행의 실효성 확보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2. 유의사항 및 시사점

미국 법무부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집행 일시 중단 및 제한적 재개는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미국의 법 집행 패러다임이 전략적 이해와 국가 안보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됩니다. 법무부는 이번 지침을 통해 향후 FCPA 적용의 범위, 대상, 절차 및 기준에 있어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집행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러한 방향은 미국 시장과의 거래 관계를 유지하거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다국적 기업들에게 새로운 법적·준법적 대응 전략을 요구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조사 착수 기준과 승인 절차가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위반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었으나, 앞으로는 조직범죄 연계 여부, 국가 안보 관련 산업(방위·에너지·인프라 등)과의 관련성, 고액 또는 구조적 뇌물 제공, 미국 기업의 경쟁력에 실질적 피해를 초래한 행위 등 정책적으로 중대한 사안에 한하여 수사가 개시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모든 신규 조사는 법무부 형사부 차관보급 이상의 서면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조사 개시까지의 절차적·시간적 요건이 대폭 상향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반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부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으나, 반대로 방위산업·반도체·에너지 등 특정 고위험 산업군은 더욱 정밀한 규제와 수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둘째, 자발적 신고 및 협력, 그리고 시정 조치에 대한 법무부의 기대 수준이 실질적으로 강화되었습니다. 법무부는 단순한 자진 신고만으로는 기소 유예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며, 위반 사실의 투명한 보고, 책임자 식별, 기술적·조직적 시정 조치 이행, 재발 방지 체계 마련 등 구체적이고 선제적인 개입이 동반되어야 실질적인 혜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은 단순한 사후적 대응 체계를 넘어서, 사전적이고 구조화된 리스크 관리 체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셋째, 조직범죄 연계성이 새로운 핵심 리스크 항목으로 부상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외국 공직자에 대한 직접적인 뇌물 제공이 FCPA 집행의 중심이었으나, 이번 지침은 마약 카르텔, 해외 금융사기 조직, 테러 자금 세탁 등 국제 조직범죄(TCO)와의 연계 여부를 중대한 판단 기준으로 명시하였습니다. 이는 법무부가 FCPA를 단순한 부패 통제 수단을 넘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한 범죄 대응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대리점, 중개인, 합작 파트너 등 제3자와의 거래에 있어 조직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절차를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미국 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외국 기업에 대한 법 집행 강화 가능성 또한 내포되어 있습니다. 새 지침은 미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저해하는 외국 기업의 부패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실질적 영업 활동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시장을 경유하는 거래, 미국 기술·장비·인력의 사용, 미국인을 통한 간접 고용 등 다양한 형태의 연결 고리를 통해 FCPA의 관할권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미국과의 경제 연계도가 높은 국가의 기업들은 이에 대한 고도화된 법적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이번 지침은 FCPA의 규범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다 정교화되고 전략화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이해됩니다. 기업은 내부 통제 장치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고위험 거래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도입하며, 법무부와의 협력 창구를 사전에 마련하는 등 실질적 리스크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