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 USCC, 이하 “미중위원회”)는 미국의 국방수권법 2001에 의하여 2000년 10월에 설립되어, 매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및 경제 관계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조사하여 중국 관련 입법과 정책을 권고하는 미 의회 자문기관입니다. 미중위원회의 권고 사항은 실제 법안으로 발의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 정부의 대중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추후 한미, 한중 관계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중위원회는 지난 11월 14일 2023 연례 보고서를 미국 118대 의회에 제출하였습니다. 2023년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 칩 수출 통제 강화, 중국의 게르마늄, 갈륨, 흑연 수출 통제 등으로 양국간 무역 갈등이 지속된 해였고, 미중정상회담이 보고서 제출 다음날인 11월 15일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미중위원회는 이번 연례 보고서를 통하여 양국 간 안보, 경제, 공급망, 국제 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점검하였으며, 30개의 의회 권고사항을 제시하였고 이 중 10가지를 우선순위로 선정하였습니다. 본 이슈리포트에서는 해당 10가지 주요 권고사항 중 통상 관련 사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연례 보고서 내 통상 관련 내용 요약
미중위원회는 지난 1년간 양국의 대외 경제·무역 관계 동향을 분석하였고, 관련 주요 이슈를 아래와 같이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
미국정부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인공지능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지난 2022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수출통제로 인하여 2023년 8월까지 미국의 연간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수준(64억 달러 → 31억 달러)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중위원회는, 대량 생산 반도체 수입제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중국 내 이미 확보된 유사 반도체 설비 등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효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점, 수출제한 명단에 없는 제3자 중개자를 통한 수입으로 인해 명단의 실효성이 없는 점 등을 살폈을 경우, 수출통제는 현실적인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실효성을 위하여는 미국 만의 단일적인 수출통제가 아닌 다자간 조율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한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 정책(무역법 제301조) 영향
미중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과된 무역법 제301조1 도입 영향으로 미-중 통상 관계는 지난 5년동안 가장 극변하였다 평가하며, 미국 기업체들의 탈중국 현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급업체들이 미국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하여 멕시코 등 제3국에 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미국의 현실적인 대중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하였습니다.
미국의 對 중국 외국인 직접 투자(FDI) 동향
미중위원회는 중국 정부는 지난 한 해 중국의 글로벌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특히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의 대 중국 투자유치를 집중 공략하였다고 분석하며,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불투명한 중국의 경제 전망에 투자를 연기 또는 재고하여 이에 따라 중국 내 FDI 규모는 2022년 사상 최저치 기록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중이라 평가하였습니다.
10대 주요 권고 사항 중 8개 통상 관련 내용 요약
미중위원회는 미 의회에 총 30개의 입법 권고사항을 제시하였고, 이 중 10개를 우선적 권고사항으로 지정하였는데, 이 중 통상 관련 권고사항은 아래 8개 사항과 같습니다.
① 기업의 중국 노출도 공개 관련 법안 제정
미중위원회는 투자자들에게 상장 기업의 중국 노출로 인한 위험도를 알리기 위하여 기업 공시 요건에 관한 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기업이 (1) 기업의 중국 내 자산 비율, (2) 중국 기업과의 합작 투자 내역, (3)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R&D의 규모, (4) 기업 내 의사 결정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 등을 공시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② 중국에서 수입된 전자 제품으로 인한 국가 안보 위협 평가
미중위원회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전자 제품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위협을 평가할 수 있는 RMF(Risk Management Framework)를 미 의회가 구축할 것을 권고하며, 이러한 위협 요소를 제거 또는 완화하기 위해 관세 등 모든 무역 수단 사용을 촉구하였습니다.
③ 미국 군수물자 추적 방지와 관련한 국방부 노력 지시
미중위원회는 미 국방부가 유럽국가와 협력하여 미군 장비, 물자, 인력 이동이 LOGINK(Logistics Public Information Platform) 등 중국이 운용하는 물류 플랫폼을 통한 중국의 감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의회는 이러한 국방부의 노력을 총괄·지시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④ 소송을 통해 미국 기업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견제할 법안 제정
미중위원회는 중국 정부가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소를 제기하여 막대한 소송비용을 안기는 등의 전략으로 성장을 억압하는 상황에 대하여 이러한 소송이 신속히 각하되고, 각하 결정 전까지는 고비용의 증거 개시 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절차를 규정한 법안을 제정해야 할 것을 미 의회에 권고하였습니다.
⑤ 반도체 수출통제 규정 효율성에 대해 회계감사원(GAO) 감사 권고
미중위원회는 미 상무부가 최근 시행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 감사를회계감사원(GAO)가 진행하여, (1) 주요 동맹국 정부가 미국 수출 규제에 협력하고 있는지, (2) 미국·외국기업이 미국 수출 규제에 협력하고 있는지, 그리고 (3) 중국 기업이 수출 통제를 회피하고 무효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등을 평가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⑥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권한 강화
미중위원회는 의회에게 외국인투자위원회에게 미국의 경제·기술 경쟁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예: 중국)를 검토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미국의 경쟁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투자로 (1) 중국이 우선시하는 기술 분야 관련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2) 국가 안보 제고를 위해 미국 정부 기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3) 미국 경제·기술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전문 지식 등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할 수 있는 기타 외국인 투자로 설명하였습니다.
⑦ 미국 국가정보국(ODNI)이 이끄는 중국 관련 공공 데이터베이스 설립
미중위원회는 미국의 기업, 대학 및 개인은 정보의 부족 및 불투명성으로 인해 중국 기업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며, 의회는 중국 군대·정보기관과 중국 기업·연구기관의 관계에 관한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설립하여, 미국의 기업, 대학 및 개인이 잠재적 중국 파트너에 대한 실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⑧ 미국 행정부에 유럽 동맹국과 대중 경제 제재에 관하여 사전 논의할 것을 지시
미중위원회는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 러시아 지원을 확대하는 경우 중국에 가할 수 있는 경제 제재에 관하여 유럽 동맹국과 사전에 논의하도록 의회가 지시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연례 보고서의 영향 및 시사점
과거 연례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의회는 이번 연례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검토하여 구체적인 입법을 추진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위 권고사항은 그 자체로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5년 동안 의회와 행정부가 제기한 이슈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중위원회의 권고 사항이 법안으로 발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고, 국가 안보 위협에 대비하여 국경 간 투자를 면밀히 조사하고, 대외투자심사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바, 앞으로의 행보가 이번 연례 보고서의 주요 내용과 유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연례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중국에 대비하여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미중 갈등은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2023년 11월 15일 실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일부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확대하는 데 합의하였으나, 양국간 핵심 쟁점인 첨단기술, 수출통제, 공급망 등 경제안보 이슈, 대만 문제, 글로벌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우리 기업은 대중 수입·수출 의존도가 큰 만큼, 미국과 중국의 수출통제, 공급망 관련 정책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계속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나타날 양국의 정책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륙아주 코멘트
기업 및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미중위원회의 연례 보고서는 미국의 對 중국 정책 및 이에 따른 미중 관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연례 보고서의 내용을 참고하며 미중 관계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체크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륙아주의 GCG, 워싱턴 D.C. 연락사무소 및 D&A Advisory Inc.는 국내 기업들에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내부통제제도(컴플라이언스)와 관련하여 적절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하여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대륙아주는 필요한 경우 기업과 상호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 무역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주시하겠습니다.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외국정부의 모든 행위 제거를 위해 미 대통령이 관세 및 비관세 기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