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 분야 이슈리포트 -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의 주요 내용과 향후 쟁점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의 주요 내용과 향후 쟁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보훈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최현준 변호사
1.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이 마련된 배경 및 개요
고용노동부는 2026. 2. 27. 「개정 노동조합법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에 따라 법 제2조 제2호 후단의 사용자와의 교섭이 가능해짐에 따라, 해당 사용자와의 교섭절차에 관한 현장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교섭절차 매뉴얼을 마련하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공동브리핑에서도 정부는 시행령 개정과 해석지침에 이어, 이번 매뉴얼이 원·하청 교섭절차를 명확히 하여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하청노동조합의 교섭권 행사 및 실질적 교섭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이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 판단기준과 노동쟁의 범위를 중심으로 "누가 사용자이고 무엇이 쟁의대상인지"를 설명한 문서였다면, 이번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은 실제로 원청과 하청노조 사이의 교섭이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단계별로 안내하는 실무문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매뉴얼은 단순한 참고자료에 그치지 않고, 개정법 시행과 동시에 바로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6. 3. 10. 개정 노조법 시행 첫날에만 221개 원청 사업장(기관)을 상대로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가 교섭을 요구하였고, 그중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5개 원청 사업장은 즉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습니다. 또한 같은 날 교섭단위 분리 신청 31건이 노동위원회에 제기되었습니다. 시행 이틀째까지 집계 범위를 넓히면, 원청 248곳을 상대로 하청노조 453곳이 교섭을 요구했고,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39건으로 늘었습니다. 매뉴얼이 발표된 직후 해당 매뉴얼이 곧바로 실제 분쟁과 절차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2. 매뉴얼의 주요 내용
이번 매뉴얼의 핵심은, 원청사용자와 하청노동조합 간 교섭 역시 현행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틀 안에서 운영하되, 개정법의 취지에 맞게 하청노조의 교섭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절차를 단계별로 세분화하였다는 점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원청과의 교섭에 있어서도 전체 하청노동자 중 업무 내용·특성·근로조건·이해관계 등이 다른 경우에는 시행령에 따라 교섭단위를 합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고, 이 경우 분리된 교섭단위 내에서 다시 하청노동조합과 원청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하게 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매뉴얼은 이 절차를 각 단계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가. 기본적인 구조 - '전체 하청노동조합'을 전제로 한 창구단일화
매뉴얼이 전제하는 기본 구조는, 특정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면 그 요구가 개별 노조의 독자적 교섭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청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다른 하청노조의 참여를 가능하게 한 뒤, 전체 하청노조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아 교섭대표를 정하는 절차를 먼저 거친다는 것입니다. 그 후 교섭요구 노조로 확정된 하청노조간 자율적 단일화 또는 원청의 개별교섭 동의 절차를 거치고, 이러한 절차 내 결정 또는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반수노조가 있으면 해당 노조가 교섭대표가 되고, 과반수노조가 없으면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원청과 교섭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 구조를 통해 하청노조 사이의 대표성 경쟁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고, 원청 입장에서도 무제한적인 다자교섭이 아니라 일정한 절차 속에서 교섭상대를 특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 교섭단위 분리 - '원청노조와 하청노조'가 아니라 '하청노조들 사이'를 중심으로 설계
실무상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번 매뉴얼이 기존 해석지침안이나 시행령안 단계에서 다소 모호했던 교섭단위 분리의 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했다는 점입니다. 종전 시행령안과 해석지침안만으로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다시 하나의 사업장 단위에서 단일화·분리해야 하는 것처럼 읽힐 여지가 있었으나, 이번 매뉴얼은 전체 하청노동자 집단을 출발점으로 하여 그 내부에서만 분리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해석지침안 등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실질적 차이로 평가됩니다. 정부는 원청과의 교섭에서 전체 하청노동자 중에서도 근로조건·이해관계 등이 다른 경우에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그 경우에도 분리된 교섭단위 내에서 하청노동조합과 원청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친다고 하고 있습니다. 즉, 하청노동조합과 원청사용자 간 교섭에서 기본적인 교섭단위는 '전체 하청노동자 집단'이고, 원청노동조합은 해당 교섭단위 내에 있는 교섭당사자가 아니므로, 원·하청 간 단체교섭을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원청노동조합과 교섭단위 분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원청노동조합과 원청사용자 간의 교섭단위는 종래와 같이 별도로 존재하고 운영됩니다.
2026. 2. 27. 공동브리핑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확인되는데, 질의응답에서 기자는 "노동부가 그동안 하청노조가 원청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하려면 원청노동자까지 포함한 사업장 단위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이번 매뉴얼에서는 원청 노조는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고 분리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였고, 노동부 장관은 이에 대해 종전의 이른바 '원청단위설'과 '하청단위설' 논쟁을 언급하면서도, 이번 매뉴얼이 하청노동조합과 원청 간 교섭절차를 중심으로 설계되었음을 전제로 답변하였습니다. 이는 적어도 정부가 이번 매뉴얼에서 원청노조를 하청노조와 함께 다시 단일화·분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청노조 내부의 교섭구조를 중심으로 절차를 설계하였음을 시사합니다.
다. 공고와 참여 절차의 실질화
매뉴얼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단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다른 하청노조의 절차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실질적 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청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여 다른 하청노조가 참여할 수 있게 하여야 하고, 이 공고를 통해 개별 하청노조의 요구는 전체 하청노조 집단의 절차로 전환됩니다. 공동브리핑 질의응답에서도 기자는 "원청이 공고를 해야 하는데, 하청업체 사무실에도 걸어두는 등 실질적 공고가 필요하고, 하청사용자의 협조 의무를 보완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향후 실무에서 공고의 적법성·실효성 자체가 별도의 분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라. 교섭단위 분리 이후 다시 단일화 절차가 반복되는 구조
매뉴얼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특징은, 교섭단위 분리가 되더라도 절차가 단순화되는 것이 아니라 분리된 각 단위 안에서 다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즉, "전체 하청노조 집단 → 분리 신청 → 노동위원회 판단 → 분리된 각 단위별 재차 단일화"라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는 제도적으로는 정교하지만, 현실에서는 하청노조 간 경쟁, 노동위원회 사건 증가, 절차 장기화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가장 많은 실무상 논란을 불러올 요소입니다.
아래 도식이 보여주듯, 매뉴얼은 먼저 전체 하청노조를 하나의 절차 안에 모으고, 예외적으로 분리한다는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목표는 교섭질서의 통일성과 하청노조 교섭권 보장의 병행이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구조가 절차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고, 이에 따른 분쟁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향후 쟁점과 실무적 시사점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은 원·하청 교섭의 틀을 세우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지 않은 혼란과 분쟁을 예고합니다. 개정법 시행 첫날에만 407개 하청노조가 221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고,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31건 제기되었으며, 이틀 기준으로는 453개 하청노조, 248개 원청, 39건의 분리 신청으로 확대된 점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가.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절차가 충돌하는 문제
실무상 가장 먼저 예상되는 쟁점은, 원청이 자신이 사용자라는 점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교섭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는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3. 10. 보도자료에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있는 경우 노동위원회는 먼저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구체적 상황에 따라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즉, 교섭단위 분리 절차의 핵심은 사실상 분리 여부 자체보다도, 그 전제인 사용자성 선결 판단입니다. 따라서 상당수 사건은 매뉴얼이 정리한 교섭절차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성 판단으로 인해 시간이 장기간 소요될 것이고, 이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교섭절차 지원 등의 조치도 지연되어, 결과적으로 실제 원청사용자와 하청노동조합간 교섭절차는 지연되거나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하청노조 간 대표성 경쟁과 전략적 분리 신청의 증가
매뉴얼은 전체 하청노조를 먼저 하나의 절차 틀 안에 묶어 놓기 때문에, 하청노조들 사이에는 누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대표성을 가지는지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급단체가 다른 하청노조들 사이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하청노조 교섭권을 넓히는 효과와 동시에, 하청노조 내부 분열, 노동위원회 사건 폭증, 초기 교섭 지연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 공고 절차 대비 필요성
실제 현장에서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둘러싼 분쟁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3. 10. 기준 즉시 공고에 나선 원청이 5개소에 그쳤다는 점은, 다수 원청이 아직 공고 여부를 둘러싸고 법적 리스크를 저울질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러나 공고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지연하거나 형식적으로만 할 경우, 하청노조는 시정신청이나 부당노동행위 주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청기업은 교섭요구 접수 후 사용자성 검토, 공고 필요성 판단, 하청업체 협조 확보, 다른 하청노조 존재 확인을 아우르는 신속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라. 매뉴얼의 실무상 시사점
기업, 특히 원청기업의 입장에서 이번 매뉴얼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즉시 적용되는 절차 체크리스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째, 원·하청 교섭 대응 체계(시스템)를 사내화해야 합니다. 법무·인사·현업 부서가 공동으로 교섭요구 접수부터 공고, 하청노조 참여 확인, 교섭대표 선출 대응, 교섭단위 분리 신청 대응까지를 포함하는 내부 실무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하청노조 현황과 상급단체 분포를 사전에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어떤 하청노조가 존재하는지, 상급단체는 무엇인지, 동일 원청 아래 다른 하청노조와의 이해관계는 어떠한지 등을 알지 못하면 교섭구조 예측이 어렵습니다.
셋째, 노동위원회 사건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앞으로는 부당노동행위 사건뿐 아니라 공고 시정신청, 교섭단위 분리 신청, 사용자성 판단 사건이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넷째, 원청노조와 하청노조를 이원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매뉴얼이 원청노조를 기존 체계에 남겨두고 하청노조 내부의 교섭구조를 중심으로 설계한 이상, 기업도 원청노조와의 기존 교섭질서와 하청노조를 상대로 한 새로운 교섭질서를 별도로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4. 결론
고용노동부의 「개정 노동조합법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은 개정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원·하청 교섭을 실제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관한 행정상 기준을 제시한 문서입니다. 해석지침이 사용자성과 노동쟁의 범위를 중심으로 개정법의 기본 해석틀을 제시하였다면, 이번 매뉴얼은 그 해석이 현장에서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제도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실무 문서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매뉴얼은 기본 교섭단위를 전체 하청노조 집단으로 설정하고, 원청노조는 사실상 분리대상에서 제외하며, 하청노조 상호 간 교섭단위 분리를 중심으로 절차를 설계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해석지침안·시행령안 단계보다 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사용자성 판단, 공고의무, 하청노조 간 대표성 경쟁, 교섭단위 분리 신청 증가 등 새로운 분쟁을 촉발할 위험도 함께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 시행 첫날부터 대규모 교섭요구와 다수의 분리 신청이 제기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개월은 이 매뉴얼의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본격적으로 시험받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결국 이번 매뉴얼이 '상생 교섭절차'라는 명칭에 걸맞게 기능할지, 아니면 새로운 교섭질서 혼란의 출발점이 될지는, 원청과 하청노조가 이 절차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노동위원회가 이를 얼마나 일관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