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분야 이슈리포트 - 상법 3차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상법 3차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창민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천강주 변호사
1. 상법 3차 개정안 발의의 배경
2025. 11. 25. 오기형 의원 외 22인은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4519)을 발의하였습니다. 개정안의 제안이유에서는, 현행 상법상 자기주식 제도를 정비하여 일반주주를 보호할 장치를 마련하고, 자기주식에 관한 회계와의 일관성을 확보하며, 회사의 자본충실을 도모하고자 한다는 목적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개정안은 현행 자기주식에 대한 규제가 미흡하여, 경영진이 회사의 재산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다음,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자기주식을 임의로 활용함으로써 일반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자기주식 관련 현행 규제 현황을 간략히 정리한 뒤,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그 시사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자기주식 관련 현행 규제와 개정안의 주요 내용
가. 현행 상법상 자기주식 관련 규제
상법에서는 자기주식의 취득과 관련하여,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거래소에서 취득 또는 공개매수 등 주주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하거나(상법 제341조 제1항), 합병·영업양수 등 특정목적에 의하여 할 것(상법 제341조의2)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기주식의 처분과 관련하여서는, 정관 및 이사회 결의에 따른 처분(상법 제342조)과 이사회 결의에 따른 소각(상법 제343조 제1항 단서)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다만 자기주식의 처분은 의무 사항이 아니었으므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처분하거나 소각하지 않는다고 하여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인에 대한 회사의 자기주식 처분은 신주발행과 경제적 효과가 유사하여, 회사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제3자에게 자기주식을 처분하여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상법에는 자기주식에 의결권이 없다는 점(상법 제369조 제2항) 외에는 특별한 규정은 없었으나, 통설과 실무는 자기주식에 대한 공익권(소수주주권 등)과 자익권(이익배당청구권, 신주인수권 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 개정안의 주요 내용
1) 자기주식의 성격을 규정
개정안은 우선 자기주식에 아무런 권리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안 제341조의3 제1항). 즉, 기존에 자기주식의 질취(질권의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만을 금지하고 있던 상법 제341조의3을 개정하여, 제1항에서는 자기주식에는 의결권, 신주인수권, 이익배당청구권 등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자기주식을 교환 또는 상환 대상으로 하는 사채의 발행을 금지하였고(안 제341조의3 제2항), 자기주식을 질권의 목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정하였습니다(안 제341조의3 제3항). 유사한 취지에서, 회사 합병·분할 시 자기주식에 분할신주를 배정하지도 못하도록 하였습니다(안 제529조의2 및 제530조의13).
2) 자기주식의 소각의무를 신설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자기주식을 소각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안 제341조의4 제1항). 이와 동시에 개정안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회사가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하여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다면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다고 정하였습니다(안 제341조의4 제2항).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는 사유란, ①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는 경우, ②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 ③ 우리사주매수선택권 부여 등, ④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흡수합병 등, ⑤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3) 자기주식 처분의 방법을 구체화
현행 상법 제342조는 회사가 정관 또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그 처분 방법에 관한 특별한 제한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개정안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처분함에 있어서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 취득시키거나(안 제342조 제1항), 예외적으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할 경우 주주 이외의 제3자에게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습니다(안 제342조 제2항).
또한, 기존에는 특정인에 대한 자기주식 처분이 신주발행과 경제적 효과가 유사하여 자기주식 처분에도 신주발행에 관한 상법 규정을 유추적용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하급심 판결은 자기주식 처분에 신주발행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7. 1. 30. 2007카합30 결정, 서울북부지방법원 2007. 10. 25. 2007카합1082 결정 등).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자기주식의 처분에 있어서 상법 제417조(액면미달의 발행), 제418조(신주인수권의 내용 및 배정일의 지정·공고), 제419조(신주인수권자에 대한 최고), 제421조(주식에 대한 납입), 제422조(현물출자의 검사), 제423조(주주가 되는 시기, 납입해태의 효과) 제2항 및 제3항, 제424조(유지청구권), 제424조의2(불공정한 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한 자의 책임), 제427조 내지 제432조 등 신주발행에 관한 상법 규정들을 준용하도록 정하였습니다(안 제342조 제4항).
4) 개정안 위반에 따른 처벌
개정안은, 안 제341조의4 제2항에 따라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이를 1년 이내에 소각하지 않은 경우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안 제635조 제3항 제9호). 또한 자기주식을 보유·처분할 수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미리 작성한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에 위반하여 이를 보유하거나 처분한 경우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안 제635조 제3항 제10호).
5) 경과 규정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됩니다(안 부칙 제1조). 다만, 개정안 시행 당시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의 경우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하여, 회사는 시행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안 부칙 제2조).
3. 시사점
개정안이 자기주식에 아무런 권리가 없음을 명시한 부분은 기존에 이미 통설과 실무를 통해 확립되어 온 법리를 명문화한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자기주식의 법적 성격에 관한 해석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향후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자기주식의 1년 내 소각을 원칙적 의무로 규정하고, 예외적인 보유·처분의 경우에도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부과한 점은, 회사의 자기주식 운용 관행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간 자기주식은 경영권 방어, 전략적 제휴, 향후 활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비교적 유연하게 보유·처분되어 왔으나,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회사는 자기주식 취득 단계에서부터 소각 또는 처분의 시기·방법·목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게 됩니다.
특히, 자기주식 처분에 신주발행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 점은, 자기주식 처분이 사실상 신주발행과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가진다는 점을 입법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향후 자기주식을 특정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경우에는 기존보다 절차적 부담과 법적 리스크가 현저히 증가할 수 있으며, 주주총회 결의 및 이사회 결의 단계에서의 정당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경과규정에 따라 기존에 보유 중인 자기주식 역시 일정 기간 내 정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자기주식을 다량 보유한 회사들은 개정안의 입법 경과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