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ESG 2025-10-30
  • 공유하기

    1. URL

ESG 분야 이슈리포트 -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
- 2026년 제4차 계획기간을 대비한 배출권거래제 전면 개편 -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상봉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수인 변호사




1. 배출권거래법 개정의 목적 및 시행 절차

  환경부는 2025. 9. 29.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배출권거래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은 2026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을 앞두고,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완하며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과 시장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할당단위 및 무상할당 기준을 합리화하고, 배출권 시장의 가격 변동성 완화를 위한 시장안정화제도(K-MSR)를 도입하는 등 제도 전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개정법은 공포 후 1개월 이내에 할당단위 변경 및 무상·유상할당 기준 개선 등 핵심 조항이 우선 시행되며, 공포 후 6개월 이후에는 시장안정화제도, 시세조작 금지, 과징금 제도 개선 등 시장질서 관련 조항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연내 하위법령 및 고시를 개정하여, 예비분 설정 기준, 외부감축사업 승인 절차, 시장안정화 발동 요건 등 세부 운영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후속 입법을 통해 배출권거래제가 제4차 계획기간에 안정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 배출권거래법 개정의 주요 내용

가. 할당 기준의 합리화 (제12조 제2항, 제3항 개정) 

  이번 개정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배출권 할당의 기본단위를 “업체 단위”에서 “사업장 단위”로 전환한 것입니다. 기존 제도는 동일 기업 내 여러 사업장을 하나의 할당단위로 묶어 총량을 배정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개별 사업장의 배출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웠습니다. 예컨대 동일 회사 내에서도 에너지집약적 공정(제철·시멘트)과 비집약적 공정(조립·가공)이 혼재한 경우, 한쪽의 감축 성과가 다른 사업장의 배출로 상쇄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개정된 제12조 제2항은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은 사업장 단위로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여, 산업별·공정별로 보다 정밀한 감축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무상할당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종전에는 ‘비용발생도’(Cost Intensity)를 기준으로 하여, 배출권 가격 상승 시 무상할당 비율이 변동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정은 이를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 기준으로 전환함으로써, 배출권 가격의 등락과 무관하게 생산활동당 배출량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중심으로 무상할당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탄소집약도를 “부가가치 생산액 대비 배출량”으로 정의하고, 그 값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산업군을 무상할당 대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즉, 단순히 배출량이 많다고 해서 무상할당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적으로 감축이 어려운 부문인지 여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로 바뀐 것입니다. 이에 따라 무상할당의 합리성과 투명성이 제고되고, 기업은 자체 감축투자 외에도 생산효율성 제고를 통해 배출권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 배출권 예비분 설정기준의 합리화 (법 제5조 제3항 신설)

  이번 개정은 배출권의 예비분(reserve) 설정 방식을 합리화하여, 계획기간 간의 총량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항을 신설한 것입니다. 개정된 법 제5조 제3항은 주무관청이 새로운 계획기간의 할당계획을 수립할 때, 직전 계획기간에서 제출되지 않았거나 차기 계획기간으로 이월된(또는 이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출권의 수량을 배출권 예비분 설정 시 반드시 고려하도록 의무화하였습니다.

  이는 직전 계획기간에 잉여 배출권이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그 물량이 그대로 다음 기간으로 이월되어 시장에 과잉공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즉, 이월된 잉여분만큼 차기 계획기간의 배출허용총량 중 사전할당분이 줄어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배출권의 공급량이 조정되고 시장의 수급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다. 유상할당의 원칙 명문화(제12조 제3항 개정) 

  이번 개정의 또 하나의 핵심은 유상할당(有償割當, Paid Allocation)을 배출권거래제의 기본 원칙으로 법제화한 점입니다. 그동안 배출권거래제에서는 산업계의 초기 적응 부담을 고려해 대부분의 배출권이 무상으로 할당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제1차(2015~2017), 제2차(2018~2020), 제3차(2021~2025) 계획기간 동안에는 전체 배출권의 약 90% 이상이 무상으로 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감축투자 유인을 약화시키고, 온실가스 배출비용이 시장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개정법은 제12조 제3항에서 “배출권의 할당은 원칙적으로 유상으로 한다”는 점을 명시하였습니다. 다만 산업계의 급격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여전히 일부 업종(수출경쟁력 또는 탄소누출 우려 산업)에 대해서는 일정 비율의 무상할당을 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라. 시장안정화 제도(K-MSR) 도입 근거 마련 (제23조 개정) 

  이번 개정으로 정부가 배출권거래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과 거래 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안정화 제도(K-MSR, Market Stability Reserve)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습니다. 개정된 법 제18조는 주무관청이 탄소시장 안정화 조치를 위해 일정 수량의 배출권을 예비분(reserve)으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예비분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하거나 흡수함으로써 거래량을 조절하고 가격 급등·급락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법 제23조는 시장안정화 조치의 구체적인 발동 근거를 신설하여, 환경부장관이 배출권 가격의 급격한 변동, 거래량의 비정상적 증가, 배출권 수요의 급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장안정화 예비분의 활용, 유상할당 배출권의 공급량 조절, 배출권 최소·최대 보유한도 설정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고, 합리적인 배출권 가격 형성을 유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배출권거래제는 단순한 자율시장 구조를 넘어 정책적 개입을 통한 안정화 관리체계를 갖추게 되었으며, 향후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에는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한층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 시장질서 확립 및 시세조작 금지 (제19조 제3항 신설, 제22조의3 제6항 개정) 

  이번 개정은 배출권거래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세조작 및 부정거래 금지 규정을 신설한 것이 핵심입니다. 새로 도입된 법 제19조 제3항은 누구든지 배출권의 매매나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배출권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제도하에서 명확히 규율되지 않았던 시세조작 행위를 자본시장 수준으로 규제하기 위한 조치로, 배출권 가격이 실제 수급 상황을 반영하도록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아울러, 법 제22조의3 제6항은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에 대한 별도의 부정행위 금지 의무를 신설하였습니다. 배출권 중개회사는 배출권 및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등에 관여할 수 있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이들이 시장질서를 교란하거나 이해상충을 초래하는 거래를 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배출권 시장 내 금융기관·중개기관의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 의무가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조항을 위반한 경우, 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익·회피손실액의 4배 이상 6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였습니다. 다만,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또는 그 금액의 6배가 5억 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을 5억 원으로 제한하였습니다. 이러한 형사처벌 체계는 배출권거래시장을 사실상 금융투자시장 수준의 규율체계로 편입시키는 것으로, 시장조작에 대한 억지력과 제도의 신뢰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평가됩니다.




3. 기업 및 시장의 시사점

  이번 배출권거래법 개정은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을 앞두고 제도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변화로, 기업에게는 탄소배출 관리체계 전반의 재정비를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할당단위가 사업장 중심으로 바뀌고 유상할당이 원칙화됨에 따라, 기업은 기존의 총량 중심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각 사업장의 공정별 배출량을 세밀히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산효율 개선, 에너지 절감투자, 온실가스 저감설비 도입 등 실질적인 감축활동을 강화하지 않으면 배출권 구매비용이 직접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시장안정화제도(K-MSR)의 도입과 예비분 설정기준의 합리화는 배출권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신뢰성을 높이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동시에 정책 개입 리스크와 거래전략의 복잡성을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배출권 가격 변동 시나리오를 반영한 중장기 재무계획과 거래전략을 수립하고, 유상할당 경매 참여, 내부 배출권 관리, 외부감축사업(Offset) 활용 등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탄소자산 관리체계(Carbon Asset Management System)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세조작 금지 및 중개기관 규율 강화는 배출권거래제를 사실상 준(準)금융시장 수준의 규제체계로 편입시키는 변화입니다. 이는 기업의 단순 거래행위도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수반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내부통제·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기업은 향후 배출권 거래기록, 가격결정 프로세스, 내부거래 관리 등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며, 이를 통해 감축성과를 명확히 입증하고 시장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